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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5
제8화 푸른 동맹

 

폐하, 저는...

 

입 다무시오

 

당신이 그 사람인 걸
어떻게 믿지요?

 

저도 아니면 좋겠습니다

 

진정 티리온 라니스터라면
내가 당신을 죽여

 

우리 가문에 대한
복수를 해야 할 거요

 

라니스터 가에
복수하고 싶으십니까?

 

저는 태어나면서 제 모친인
조아나 라니스터를 죽였고

 

부친인 타이윈 라니스터를
석궁으로 쏴 죽였습니다

 

누구보다 뛰어난
라니스터 가 킬러지요

 

당신이 가족을 죽였기 때문에

 

내 부하로 기쁘게
맞이해야 한다는 거요?

 

부하라 하셨습니까?

 

여왕님
이제 막 만나지 않았습니까

 

섬길 만한 분인지
판단부터 해야겠죠

 

격투장이 더 좋다면
언제든 말하시오

 

제가 청년이던 시절
들은 얘기입니다

 

최악의 폭풍 속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지요

 

돈도, 영토도, 군대도 없이
가문의 이름뿐이었고

 

몇 있는 지지자들 역시
내심으로는

 

명성을 이용할
생각이었겠지요

 

아기를 보호하며
계속 옮겨 다녔는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고 합니다

 

결국 세상 끝
전사 부족에 팔려 갔고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지요

 

그런데 몇 년 후
가장 유능한 정보통이 말하길

 

돈도, 영토도, 군대도 없던
그 여자아이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그걸 다 얻었다는 겁니다

 

용 세 마리와 함께 말입니다

 

그 아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마지막 기회란 말도 덧붙였지요

 

만나 볼 가치는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당신의 가치는 뭐요?

 

내가 왜 당신 말을
듣고 있어야 하오?

 

더 좋은 세상도
혼자선 만들 수 없으니까요

 

세상에 대해 잘 아는 자를
곁에 두셔야 합니다

 

동맹을 맺든 적이 되든
상대를 잘 알아야지요

 

막강한 군대를 이끌게 될 거고

 

커다란 용도 있소

 

살인과 정치가
꼭 같은 것만은 아닙니다

 

왕의 핸드로 있을 적
후자를 잘해 냈습니다

 

정치보다 짐승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왕 밑에서 말이지요

 

자격이 충분한 통치자 밑에서면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폐하께서
그런 통치자라면 말입니다

 

내게 조언을 하겠다는 거요?

 

좋소

 

저자를 어찌하면 좋겠소?

 

돌아오면 죽이겠다고 맹세했었소

 

압니다

 

뱉은 말에 책임 못 지는 여왕을
백성들이 믿어 주겠소?

 

폐하의 정보를 빼돌릴 땐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무언가에 저토록 헌신적으로
매달리는 이는

 

본 적 없습니다

 

폐하를 위해
죽이고 죽겠다는데

 

지금껏 본 바로는
그 말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배신한 것은 분명합니다

 

털어놓을 만한 기회가
있었습니까?

 

그렇소

 

기회는 많았지

 

- 털어놨습니까?
- 아니오

 

탄로가 난 후에야 인정했소

 

조라는 폐하를 경외합니다

 

흠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실하진 못했습니다

 

불쾌한 진실이지만
폐하께는 중요한 진실이었습니다

 

용서받을 거라
신뢰하지 못한 거지요

 

죽이는 게 좋겠소?

 

헌신하는 자를 죽이는 통치자에게
헌신하긴 힘들지요

 

폐하는 많은 이들의 헌신이
필요하신 분입니다

 

협해 너머까지
통치하시려면 말이지요

 

하지만 배신한 자를
곁에 둬선 안 될 겁니다

 

조라 기사를
도시 밖으로 내보내라

 

자백하시오

 

내 아들

 

아들을 만나게...

 

자백하시오

 

진심이었어

 

당신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볼 얼굴이...

 

제 이름은 라나입니다
고아지요

 

8살 때 구걸해서 번 돈으로
굴 한 양동이를 샀고

 

그걸 팔아서
두 양동이를 더 샀어요

 

시간은 걸렸지만 돈을 더 벌어서
굴을 운반할 손수레까지 샀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손수레를 끌고 운하로 갑니다

 

어부들과 빵장수들을
지나쳐 가죠

 

라라를 자주 만나는데

 

하루의 첫 손님이
되어 주곤 하지요

 

그리고 왼쪽 길로 가면
문싱어 레인이 나오는데...

 

래그맨 레인이 나오는데
주로 거기서 장사를 합니다

 

라나는 아주 훌륭하다

 

부지런하기도 하지

 

다면신을
잘 섬길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섬기면 되죠?

 

왼쪽 길로 들어서서
래그맨 레인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 길을 따라
래그맨 항구로 간다

 

거기서 뭘 하게 될까요?

 

보게 될 거다

 

뭘요?

 

그걸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뭐가 보일지 안다면
보낼 이유도 없겠지

 

굴, 대합, 새조개요

 

굴, 대합, 새조개 사세요

 

굴, 대합, 새조개 사세요

 

굴이 싱싱한가?

 

최고죠

 

늙은이한테 거짓말은 안 하겠지?

 

좋군, 네 개 다오
식초까지 쳐서

 

18번째 항해예요

 

상처 하나 없이 돌아왔습니다

 

안 되겠군

 

부탁입니다

 

자식이 셋입니다
제가 없으면...

 

받아 주십시오
자식이 셋이나 됩니다

 

- 애들은 어쩝니까?
- 따라와

 

저 없으면 안 됩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이러시면 안 됩니다

 

남자는 도박꾼이다

 

배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다는 데에 돈을 걸지

 

선장한테는 좀 이상한 내기야

 

자기가 죽어야만
내기에서 이기니까

 

애초에 왜 그런
내기를 하는 건가요?

 

소녀가 본 것을 말해 보라

 

선장이 죽으면

 

그의 가족에게
큰돈이 갈 테니까요

 

하지만 마른 남자가
내기에 지고도

 

돈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

 

가난한 여인과 어린 자식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뭘 어찌할 수 있겠느냐?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겠느냐?

 

다면신이요

 

뭘 보게 될지
모른다 하셨잖아요

 

뭘 보고 뭘 못 볼지는
전혀 몰랐지

 

라나라는 소녀는
다시 부둣가로 간다

 

도박꾼을 지켜보고

 

자기 자신만큼이나
그를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다음엔요?

 

선물이다
마른 남자를 위한 선물

 

저 앤 준비가 안 됐습니다

 

준비가 됐을 수도
안 됐을 수도 있지

 

안 됐다면요?

 

다면신께는 어차피 같다

 

곧 재판이 열릴 것입니다

 

하이 스패로우가 대비님께
혐의를 물을 것입니다

 

혐의는요?

 

간음, 반역, 근친상간
로버트 왕 시해

 

- 모두 아니에요
- 물론입니다

 

하지만 제가 걱정하는 건
사제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왕실의 기준과
사뭇 다르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말씀이지만 신앙 탓에
이성이 소멸하기도 하지요

 

일찍 말해 주지 그러셨어요

 

제이미 소식은 없나요?

 

아직 없습니다

 

대비님, 파이셀 대현사가

 

대비님의 숙부이신
캐스털리락의 케번 경에게

 

핸드 직위를 맡겼습니다

 

모든 소회의를 주재하고 있지요

 

만나자고 전하세요

 

만나 뵈시라 했지만
거절하셨습니다

 

내 아들, 폐하는 어떤가요?

 

당신도 왔는데
폐하라고 못 올까요

 

대비님과 왕비님이
체포되신 후

 

많이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침소에서 나오지 않으시고

 

식사도 거르시는 날이
많다고 합니다

 

가서 전하세요

 

절 보러 와 달라고
꼭 말하세요

 

이 어미를 보러 오라고요

 

이미 알현하러 갔었습니다만
저는 물론이고

 

누구도 들이지 않으십니다

 

여기 있기 싫어요

 

방법이 있습니다, 대비님

 

나가실 방도가 있지요

 

자백 말인가요?

 

하이 스패로우한테요?
절대 못 해요

 

내가 만든 인물이에요

 

기껏 이 자리에 앉혀 놨는데

 

그 하찮은 인간한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수는 없어요

 

안녕히 계십시오

 

일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왜죠?

 

왜 그랬나요, 테온?

 

테온이 아닙니다
이제 테온은 없지요

 

- 전 구린내입니다
- 구린내

 

왜 그 사람한테 말한 거죠?
구린내

 

부인을 위해서 그랬습니다

 

탈출을 원하시지만

 

탈출은 불가능합니다

 

절대로요

 

테온 그레이조이도
탈출하려 했지만

 

주인님은 알고 계셨죠

 

모든 걸 아십니다

 

테온을 찾아내 잡아들인 다음
십자가에 묶어 놓고

 

테온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모두 잘라내 버렸습니다

 

잘됐군요

 

당신만 아니었다면
내게도 아직 가족이 있었겠죠

 

램지처럼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하겠어요

 

그런 일을 당해도 쌉니다

 

구린내가 어울리지요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롭을 배신했고

 

윈터펠을 빼앗았고

 

- 그 애들을 죽였습니다
- 그냥 애들이 아니죠

 

브랜과 릭콘은
당신 동생이기도 했어요

 

태어날 때부터 봐 왔잖아요

 

아닙니다, 그 애들은...

 

그 애들은 뭐죠?

 

- 말 못 합니다
- 말해요

 

주인님 명령에 따라야 합니다

 

- 뭐가요?
- 그 애들은...

 

어째서 브랜과 릭콘은 죽고
당신은 멀쩡히 살아 숨 쉬죠?

 

날 보고 말해요
당신 동생들 아니었나요?

 

브랜과 릭콘이 아니었습니다

 

못 찾았습니다

 

평민 아이들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죽여서 태운 겁니다

 

안 죽인 건가요?

 

어디로 갔는지 알아요?

 

더는 말 못 합니다

 

테온, 말해야 해요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테온이 아니라 구린내입니다!

 

정찰병들의 보고에 따르면
6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절반 이상이
말을 타고 있답니다

 

스타니스의 말들은
얼마나 높이 뛴다던가?

 

성벽은 완벽하게 복구됐고
성문 역시 강화했다

 

6개월 치 식량도 마련해 뒀지

 

포위에 대응하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그들이 얼어 죽고, 굶어 죽고
폭동을 일으킬 때까지 기다리면 돼

 

이의 있느냐?

 

스타니스는 북부 출신이 아니지만
아버님은 북부인이지요

 

북부인들에게 보여 줄
기회입니다

 

볼튼 가가 침략자들을
처단하는 법을요

 

어쩌자는 거냐?

 

어떤 식의 전쟁이 될지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강하게 공격해
까마귀 먹이로 만들어 버리지요

 

방어로 얻는 이점을
버릴 만큼 멍청하진 않다

 

성벽 안에 있는 한
저들은 우릴 못 건드려

 

게다가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군대를 내보내 싸우는 건
불가능할 거다

 

군대는 필요 없습니다

 

정예병으로 20명이면 됩니다

 

판단은 내렸소?

 

섬길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말이오

 

절 처형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셨습니까?

 

처형하는 편이 안전하겠지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알겠습니다

 

폐하의 선친이라면
그렇게 하셨겠지요

 

당신 부친이라면 어찌했겠소?

 

제 아버지는 제게
사형 선고를 내린 분입니다

 

아버지의 의지는
만천하에 공개된 셈이지요

 

그래서 죽인 거요?

 

절 처형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신다면

 

이유를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날이 온다면

 

포도주가 더 필요할 겁니다

 

내 아버지에 대해선
나도 알고 있소

 

무슨 일을 하셨는지

 

괜히 '미친 왕'이 아니더군요

 

그러고 보면 참 재미있군요

 

끔찍한 부친들에게서
끔찍한 두 사람이 태어났으니

 

내가 끔찍하다고요?

 

들은 바가 있습니다

 

끔찍한 사람을 만나자고

 

그 먼 길을 온 거요?

 

어느 쪽인지 확인하러 왔지요

 

무슨 말이오?

 

백성들이 더 끔찍해지는 걸
막을 수 있는 분인지요

 

격투장을 다시 열었소

 

내 통치하에 또 한 번
살인이 오락거리가 된 거요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대의을 위해 혐오하는 자와
혼인도 하실 테지요

 

대단하십니다

 

제 누님도
혐오하는 자와 혼인했는데

 

스스로 선택한 것도

 

큰 뜻을 위해서도 아니었지요

 

결국 남편을 죽였습니다

 

그 지경까지는 안 갈 거요

 

결국엔 바리스의 판단이
옳았던 모양입니다

 

바리스?

 

로버트 왕의 정보관 말이오?

 

맞습니다, 폐하를 뵈라며
권한 자이지요

 

조라에게 납치당하기 전
제 여행 동반자였습니다

 

조라는 바리스에게
정보를 빼돌렸소

 

그 거미라는 작자가
날 죽이려 20년이나 그런 거요

 

살아남기 위해 한 일입니다

 

꼭 해야 하는 게 아닌데
한 일들도 많지요

 

아기 때 살해되시지 않은 건
바리스 덕분일 겁니다

 

- 그자를 믿는 거요?
- 네, 이상하게도요

 

제가 믿는
유일한 사람일 겁니다

 

제 형님만 빼고요

 

내 아버지를 죽인 자 말이오?

 

맞습니다

 

당신을 죽일지도 모르겠소

 

여왕님의 특권이지요

 

사실 삶을 포기했었는데

 

바리스가 여왕님에게서
살 가치를 찾으라더군요

 

제 목을 치신다 해도
가는 길이 즐거웠으니 됐습니다

 

죽이지 않겠소

 

그럼...

 

- 추방하실 겁니까?
- 아니오

 

처형도 하지 않고
추방도 안 하시겠다면...

 

내게 조언을 해 주시오

 

아직 멀쩡할 때 얘기합시다

 

- 조언이라 하시면?
- 원하는 게 있소

 

철왕좌 말입니까?

 

다른 걸 원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만

 

농담은 광대를 불러 듣겠소

 

농담 아닙니다

 

웨스터로스 말고도
통치할 곳은 많습니다

 

이곳에서 수십만 명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 주셨잖습니까

 

여왕님은 이곳에서
많은 일을 하실 수 있습니다

 

나는 노예 만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다시는 팔려 가는 일이
없길 바랐소

 

이곳과 다른 곳에서
그 싸움은 계속할 거요

 

하지만 여긴 내 집이 아니오

 

집으로 돌아간다면
누가 지지해 줄까요?

 

평민들이 있잖소

 

백번 양보해서
그렇게 된다 치지요

 

노예 만에서도 평민들 외에는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했는데

 

어떠셨습니까?

 

부자들의 도움이 없었잖습니까

 

타가리옌 가는 이제 없습니다

 

살아남아 지지해 줄 혈족이
단 한 명도 없단 겁니다

 

우리 두 사람의 아버지들 덕에
스타크 가도 무너졌고

 

그렇다고 라니스터 가가
지지할 리도 없지요

 

스타니스 바라테온 역시
마찬가집니다

 

철왕좌에 앉겠다는 욕망부터
적법성까지 여왕님을 능가하죠

 

남는 건 티렐 가뿐인데

 

그리 중요한 가문도

 

큰 가문도 아니지요

 

라니스터, 타가리옌
바라테온, 스타크, 티렐

 

모두 같은 바퀴의
바퀴살들이지요

 

서로 번갈아 윗자리를 차지하며

 

돌고 도는 겁니다
바닥의 모든 걸 뭉개 버리면서요

 

그 바퀴를 멈추겠다는 건
아름다운 꿈입니다

 

여왕님만 꾼 꿈도 아니지요

 

바퀴를 멈추려는 게 아니오

 

바퀴를 파괴할 것이오

 

여기서 우승하면
여왕 앞에서 본선을 치른댔는데

 

내가 이겼소

 

날 쳤어

 

채찍질을 하고 싶으면 하시오

 

하지만 내가 가장 강하잖소

 

내가 본선에서 우승하면

 

얼마에 팔릴 것 같소?

 

자유의 몸이니
어디든 갈 수 있을 텐데

 

왜 돌아왔지?

 

여왕님 앞에서 싸우게 해 주면
당신의 노예가 되겠소

 

목마릅니까?

 

자백하시오

 

당신도 알겠지만
난 곧 여기서 나갈 거야

 

자백하시오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어

 

귀부인이 되는 거야

 

자백하시오

 

상상도 못 할 만큼 끔찍하게
죽여 줄 수도 있지

 

어차피 여기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널 죽일 방법을 고민하는 것뿐이야

 

아파요?

 

아뇨

 

다행이네요

 

당신은 좀 어때요?

 

주먹질에 발길질까지 당한 건
내가 아닌걸요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

 

난 괜찮아요

 

두려워요?

 

- 조금요
- 나도 그래요

 

- 누굽니까?
- 올리예요

 

들어와

 

얘기 들었어요

 

걱정할 거 없어

 

원래 남자끼리는
몸싸움도 하고 그래

 

배고플 것 같아서요

 

착한 녀석이네

 

물어볼 게 있는데
시간 있으세요?

 

아기 좀 보고 올게요

 

이제 얘기해 봐
무슨 일이야?

 

- 사령관님 일이에요
- 뭔데?

 

야인들을 살리려고
하드홈까지 가셨잖아요

 

야인들은 제 부모님을 죽였어요

 

- 마을 사람 모두를 죽였죠
- 싸움은 오래전부터 있었어

 

싸움이 아니었어요

 

다들 농부들이었다고요

 

학살 수준이었어요

 

그런 놈들을 왜 살리려는 거죠?

 

야인도 사람이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지

 

사령관님과 함께 떠난
붉은 턱수염 난 남자는

 

우리 마을을 공격한 자예요

 

- 올리
- 어떻게 그런 놈을 믿죠?

 

나는 죽은 자의 군대를 봤어

 

백귀도 봤지

 

그들이 산 자들을 죽이러
오고 있어

 

그때가 되면

 

모든 인간이 힘을 모아야 해

 

야인들을 들여보내 줬다가

 

자는 사이에
우리 목을 그으면요?

 

존도 위험을 감수한 거야

 

그렇게라도 안 하면
가망이 없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어

 

남들 눈엔 잘못된 선택이지만

 

옳다는 확신이 들 때가 있지

 

그렇게 믿으세요?

 

진심으로 믿어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나도 오랫동안
존 걱정하며 살았는데

 

늘 돌아오더라고

 

배를 내려라!

 

존 스노우, 나를 믿나?

 

믿으면 어리석은 건가?

 

이젠 우리 둘 다 어리석어

 

뼈 군주님

 

오랜만입니다

 

지난번엔 까마귀가 포로였는데

 

역전돼 버렸군
어떻게 된 거지?

 

전쟁이 있었습니다

 

전쟁? 그게 전쟁인가?

 

우리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가

 

웬 남쪽의 왕에게
처절하게 당했는데

 

장로들을 소집해야 합니다

 

조용히 할 얘기가 있어요

 

지시할 입장이던가?

 

지시하는 게 아닙니다

 

왜 묶여 있지 않은 거지?

 

포로가 아닙니다

 

그래?

 

그럼 뭔가?

 

동맹을 맺었습니다

 

빌어먹을 배신자!

 

까마귀 밑에서 싸우는 거냐?

 

까마귀 밑에서 싸우는 게
아닙니다

 

싸우러 온 게 아니라
대화를 하러 왔소

 

그런가?

 

예쁘장한 까마귀랑
대화를 많이 하나 보군

 

대화가 끝난 후엔

 

저놈 물건을 빨아 주기도 하나?

 

장로들 소집해서
대화를 좀 나눕시다

 

존 스노우라고 합니다

 

야경대 사령관입니다

 

우린 친구가 아닙니다

 

친구였던 적도 없고

 

친구가 되려고 온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우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여러분과 저 밖의 것 사이에

 

높은 벽을 세우려는 겁니다

 

우릴 막으려고
올린 벽일 텐데

 

언제부터 까마귀들이
우릴 그렇게 걱정했지?

 

평상시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평상시가 아닙니다

 

백귀들은 상대가
자유인이든 까마귀든 가리지 않죠

 

그들에겐 우린
먹잇감일 뿐입니다

 

하지만 힘을 합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백귀를 이긴다고?

 

잘해 보시지
도망이라도 칠 수 있을까

 

속이려는 게 아닙니다

 

선물입니다
합류하는 이들에게 줄 겁니다

 

드래곤글래스입니다

 

야경대원 한 사람이

 

이 단검으로 백귀를 죽였습니다

 

- 직접 봤나?
- 아닙니다

 

믿을 만한 사람입니다

 

드래곤글래스에 대한 전설이
있긴 하지

 

사냥개만큼 큰
하얀 거미에 대한 전설도 있소

 

지금껏 본 게 있는데
전설로만 치부할 거요?

 

저와 함께 가면
무기를 나눌 겁니다

 

어디로 가잔 거지?

 

장벽 남쪽에
비옥한 토지가 있습니다

 

터널을 통해 남쪽으로 가서

 

그 땅을 일구며 지내면 됩니다

 

나는 맨스 레이더를 압니다

 

그가 원한 건 전쟁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새 삶을 주는 것이었죠

 

새 삶을 살게 해 주겠습니다

 

그 대가는?

 

진짜 전쟁이 시작됐을 때
함께 싸워 주십시오

 

맨스는 어디 있지?

 

- 죽었습니다
- 어떻게?

 

내가 가슴에 활을 쐈습니다

 

진정들 하시오

 

다들 진정하시오

 

사령관을
검은 성으로 돌려보냅시다

 

눈알을 도려낸 후에

 

맨스가 죽는 모습을
못 봤잖습니까

 

난 봤소

 

우리 군대를 굴복시킨
남쪽의 왕 스타니스는

 

맨스를 산 채로 태워
본보기로 삼으려 했지만

 

존 스노우가
그 명령에 불복했습니다

 

그 화살은 자비였습니다

 

용기 있는 행동이었고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합니다

 

수 세대에 걸쳐 싸워 온 적과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

 

내 아버지, 삼촌, 두 형제를
까마귀 손에 잃었소

 

죽은 이들을
잊으라는 게 아닙니다

 

나도 못 잊을 겁니다

 

맨스가 장벽을 친 날
형제 50명을 잃었습니다

 

부탁입니다

 

아이들을 생각하십시오

 

우리가 손을 잡지 않으면
마지막 아이들이 될 거요

 

긴 밤이 오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도 함께 올 겁니다

 

어떤 부족도
그들을 막을 수 없고

 

이는 자유인들도

 

야경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부의 왕들도 막을 수 없습니다

 

힘을 합쳐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말입니다

 

그래도 힘들 수 있지만

 

싸워 볼 수는 있을 겁니다

 

이자의 말을 보증할 수 있소?

 

제 두 딸보다도 곱상하지만

 

싸우는 법은 알지요

 

아직 젊지만
지휘할 줄도 압니다

 

이자가 하드홈까지 온 것은

 

우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자가 필요합니다

 

까마귀들과 겸상이라도 하면
조상들께서 침을 뱉으실 거요

 

내 처지도 같지만
그래 봐야 고인이오

 

난 검은 망토 걸친 자는
절대 믿지 않아

 

하지만 당신을 믿소, 토문드

 

이 방법뿐이라면

 

함께하겠소

 

이 방법뿐입니다

 

나도 토문드를 따르겠소

 

여기 있으면 죽겠지만

 

대장 까마귀와 함께라면
기회라도 있겠지

 

토문드

 

새 삶은 너희나 가져라

 

무기도 마찬가지다
대장 까마귀

 

저자의 배에 타는 순간
저들은 당신 목을 그어서

 

오한의 바다 밑바닥에
던져 버릴 거요

 

저자는 적이오

 

늘 우리의 적이었소

 

텐족은 좋아할 수가 없어

 

- 비켜
- 조심해

 

- 더 들어가
- 붙어 앉아

 

빨리 좀 움직여

 

몇 명이나 합류했지?
5천 명?

 

나 숫자 잘 못 세는데

 

너무 많이 남았어

 

자유인들은 고집이 세

 

맨스도 몇 년이나
단합에 애썼어

 

자그마치 20년이나!

 

저들을 잘 알았는데도 그랬군

 

식량은 곧 바닥날 거고
사냥감도 전혀 없어

 

그럼 생각이 바뀌겠지

 

- 출발 준비들 해
- 알겠습니다

 

조나가 돌봐줄 거야

 

언니가 대장이니까
말 잘 들어야 해

 

아이 받아

 

같이 가고 싶어요

 

어르신들도 모셔 와야 해

 

금방 따라가마

 

어서 가라

 

한 대 출발한다!

 

계속 가, 나중에 보자고

 

그건 못 실어
배에 놓기엔 크잖아

 

- 이번이 마지막이야!
- 세 대 더 있어, 서둘러!

 

드래곤글래스가 더 있대

 

이쪽에도 단검이 있어

 

그것도 가방에 넣어

 

뭘 쳐다보는 거지?

 

모두 대기하라!

 

문을 닫아

 

문을 닫아라!

 

문을 닫아라!

 

- 들여보내 줘
- 안 돼!

 

- 문 열어
- 들어갈래

 

- 문 열라니까!
- 문 열어!

 

제발 문 좀!

 

화살 조준!

 

- 기다려
- 차례대로 타시오, 차례대로!

 

차례를 지키시오

 

앞쪽으로 가

 

어서 화살을 쏴!

 

- 기다려요
- 던칸, 물러서지 마

 

사령관님!

 

배에 데려다주고 다시 와!

 

- 그건 안 됩니다
- 어서!

 

나도 태워 줘

 

- 웃기지 마
- 저리 꺼져

 

당신도 가야 합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내 딸들이 먼저 출발했어

 

당신 없어도 문을 열어 줄까?

 

지시해 뒀으니 걱정 없습니다

 

당신이 있어야 지시도 따르겠지

 

문이 뚫리면 다 죽어

 

야경대여!

 

나를 따르라, 진격한다

 

앞으로!

 

안 돼!

 

- 토문드, 썰매 가져와!
- 알았어

 

드래곤글래스

 

나하고 같이 가지

 

어서 가

 

가져와

 

정신 차리세요

 

- 드래곤글래스
- 됐습니다!

 

이러다 여기서 죽어요

 

이런 젠장!

 

놈들이 온다!

 

원원, 바다로!

 

배에 타, 어서!

 

- 더 빨리 뛰어
- 달려

 

빨리!

 

- 어서 노를 저어
- 출발해

 

어서 출발해,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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